주간보험이슈 제114호 (2007. 7. 23)
   

국제회계기준으로의 전환과 시사점: 보험 관련 공시를 중심으로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 이경희 선임연구원
일부 국가들은 국제회계기준 Phase Ⅰ을 2005년부터 자국 회계기준으로 채택하여 적용하고 있는데, 이들 보험회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IFRS 적용으로 인해 투명성과 비교가능성은 높아졌으나, 보험 관련 공시 부문이 가장 어려운 분야로 조사됨.
IFRS 공시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재무보고 분량이 100% 이상 증대되었으며 부채 변동 요인 분석, 민감도 분석, 부채 만기구조, 이자율 리스크 집중 등에 관한 정보를 공시하고 있음.
공시를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와 재량적 판단 등이 요구되며, 이로 인해 재무보고 관련 리스크도 증대된 것으로 나타남.
 
전환 국가들의 경험을 통해 IFRS 기준이 보험회사의 업무 프로세스 및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일상적인 업무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음.
이를 위해서는 계리 부문과 금융 부문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의 확충과 교육훈련을 통한 전문성 배양이 중요한 요건이 될 것임.
 
Ⅰ.국제회계기준 진행 경과
국가간·금융상품간 비교가능성 제고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IFRS)은 기존 자국의 회계기준을 IFRS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
보험산업의 경우 2005년 기준서 초안(Draft Statement of Principles)이 발표되었으며, 보험상품의 복잡성과 회계처리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2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추진되고 있음.
 
- Phase Ⅰ: 2004년 최초의 국제보험회계기준인 IFRS 4를 제정하였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2005년 1월부터 적용하고 있음.
- Phase Ⅱ: 2007년 5월 책임준비금 시가평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Discussion Paper(Preliminary Views on Insurance Contracts)가 발표됨.
- DP 내용에 대한 코멘트를 2007년 11월 16일까지 접수할 예정이며, 18개월 내에 초안(Exposure Draft)이 작성되고, 최종적인 기준은 다시 12개월 정도 소요되어 2010년 무렵 확정될 것으로 예상됨.
Phase Ⅰ의 주요 내용은 보험계약의 요소별 분리, 보수적 준비금 계상 금지, 공시 수준의 양적·질적 향상 등으로 이루어짐.
보험계약 중심의 회계, 저축요소와 보험요소의 분리, 내재파생상품(embedded derivatives)의 공정가치 평가, 안전할증 사용 금지, 비상위험준비금의 부채 계상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음.
공시 부문에서는 보험계약에서 발생한 재무제표상의 금액에 대한 설명과 미래 현금흐름의 금액, 시기 및 불확실성에 대해 정보 이용자의 이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정보 공시를 요구함.
 
- 이를 위해 보험회사는 리스크의 선택 및 집중, 손익에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 변수의 변화에 대한 민감도 분석 등에 대한 공시를 해야 함.
부채 측정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는 Phase Ⅱ(2007년 5월 발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본 요소를 사용하여 보험 부채를 측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
명시적이고 편의되지 않으며(unbiased), 시장과 일관되고, 확률적으로 가중평균된 계약에 대한 미래 현금흐름의 추정치
추정된 현금흐름에 대해 화폐의 시간가치를 조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현재의 시장할인율
시장참가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명시적이고 편의되지 않은 리스크 마진과 기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서비스 마진
위 세 가지 기본 요소를 사용한 측정치를 현행유출가치(current exit value: CEV)라고 명명함.
국제회계기준 제정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2002년 유럽의회에서 IFRS 적용을 위한 회계규정을 작성·승인하였으며, 상장회사의 경우 2005년부터 IFRS의 Phase Ⅰ을 준수하고 있음.
EU 28개 국가와 약 8천여 개 기업이 해당되며, 이 중 22개 국에서는 비상장회사에 대해서도 IFRS 적용을 허용하고 있음.
EU 국가 뿐만 아니라 호주, 캐나다 등 현재 90여개 국가에서 국제회계기준을 자국 회계기준으로 수용했거나 수용할 예정으로 있음.
미국의 경우 US-GAAP을 적용하고 있지만,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 국제회계기준 제정을 위해 협력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하였음.
 

 
Ⅱ. 보험 관련 공시 부문의 성과 및 문제점
기존 자국 회계 기준에서 IFRS로 전환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이행에 따른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KPMG에서 47개 보험회사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 2006년 7월 발표하였음.
조사 대상 보험회사는 생명보험회사 15개, 손해보험회사 12개, 생손보 겸영회사 20개이며, 보험회사 소재지 국가는 17개국*임.
 
* 호주, 오스트리아, 중국, 체코,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태리, 네덜란드, 노르웨이, 필리핀,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미국, 영국
IFRS 이행의 주요 장점은 투명성과 비교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측면인 반면, 단점으로는 이익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공시와 재무제표 작성의 복잡성이 증대되었다는 것임.
˝IFRS 전환시 가장 어려운 분야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71.7%가 보험 관련 공시라고 답변하였음.
 

 
보험회사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공시에 포함되는 정보의 수준(how much detail)을 결정하는 것과 질적 정보와 양적 정보간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임.
보험회사들의 기존 시스템이 요구하는 정보를 쉽게 산출할 수 없기 때문에, 공시를 위해서는 적절한 기획, 데이터 수집, 재량적 판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함.
 
- 원칙 중심 기준(principle-based standards)을 해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여해야 했으며, 공시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 수집 역시 많은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었음.
- 이에 따라 공시는 다양한 분야에 걸친 고도의 복잡한 업무가 되었음.
특히 다국적 보험회사들은 일관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합산이 요구되는 부문에서 중요성을 측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하였음.
 
- 다국적 보험사들은 판매하는 상품이 복잡하고 지역별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본사에서 기준을 정해야 하고, 이로 인해 소형사에 비해 많은 자원과 업무량이 소요되었음.
새로운 공시 요건이 자본시장에 대한 투명성을 향상시키는가가 관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보험회사가 제공하는 정보가 양적·질적 측면에서 풍부해지고,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남.
IFRS에서 요구하는 높은 공시 수준으로 인해 연간재무제표 보고서 분량이 1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됨.
①  부채 공시
Royal London 보험회사는 가정들(assumptions)의 변동에 따른 부채 변화를 공시하였음.
 
- 2005년 기준 부채금액을 공시하면서, 만약 2004년 말 사용한 가정들을 그대로 사용했을 경우 부채 추계액과 새롭게 변동된 가정들을 사용하여 계산한 부채를 비교하여 표시함.
- 또한, 인구, 비용, 경제 및 기타 변수들의 변동이 부채 금액에 미친 영향을 동시에 표시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이 부채 변동의 요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음.
 
 

 
②  민감도 분석 공시
영국의 대형 보험그룹인 Aviva의 경우 생명보험계약에 대해 세전 이익에 대한 주요 경제적 변수 및 계리적 변수의 민감도 분석을 공시하였음.
 
- 이자율 상승·하락, 사업비 증가, 사망보험에 대한 사망률 증가, 연금보험에 대한 사망률 감소 등 보험회사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대해서는 민감도 분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보 이용자의 이해력을 높이고자 하였음.
 

 
③  부채 만기구조 공시
Prudential 역시 유럽형 내재가치(EEV) 산출시 보유계약 가치를 결정하는 데 일부분으로 사용되는 기대 보험금 지급의 현재가치에 근거하여 부채의 만기 구조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였음.
 
- 이러한 부채의 만기 특성은 사망, 만기, 해약 등을 반영한 것임.

 
④  이자율 리스크 집중 공시
Swiss Life는 이자율 리스크의 집중에 따른 익스포져를 보여주기 위해, 금리연동형 보험계약에 대해 보증하는 이자율 수준별로 부채금액을 구분하여 분석한 자료를 공시하였음.
 

 
Ⅲ.시사점
기존 회계기준에서 국제회계기준으로 전환하는 것은 전 세계 모든 보험회사들에게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음.
Phase Ⅰ으로 전환한 국가들의 경험은 아직 IFRS를 적용하지 않은 우리나라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큼.
전환 국가들의 경험을 통해 볼 때, IFRS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동 기준이 보험회사의 업무 프로세스 및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일상적인 업무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남.
IFRS가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이로 인해 재무보고 과정(특히 보험 관련 공시 부문)에서 리스크가 증대된 것으로 나타남.
2010년 말 완결 예정인 Phase Ⅱ는 Phase Ⅰ보다 훨씬 복잡하고, 변화의 수준도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현행유출가치(CEV) 측정은 주요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부채의 가치평가를 위해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게 될 것임.
이러한 문제점들은 해당 인프라 구축 여부와 직원들의 경험과 전문성 여부에 따라 달리 나타나게 될 것임.
IFRS 적용시 보험 관련 공시를 포함한 재무보고 리스크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요구됨
회계 및 계리 관련 시스템에 대한 투자 뿐만 아니라 계리 부문과 금융 부문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의 확충과 교육훈련을 통한 전문성 배양이 중요함.
특히, 계리 자원은 Phase Ⅱ의 실행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므로 전문인력 확충을 위한 계획과 IFRS를 구현할 수 있는 계리적 환경 구축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