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보험이슈

주간보험이슈 제96호 (2006. 8. 31)

고연령 무심사 소액생명보험의

특징 및 고려사항

보험연구소 선임연구원 이경희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못해 일반적인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없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무심사 소액생명보험 상품이 2006년 8월 이후 판매되고 있음.

소액생명보험이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 납입보험료 합계와 보험가입금액간 대소 관계, 높은 사업비율 등에 대한 논쟁이 제기되었던 경험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보험회사들도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임.

-	특히, 가입시점에서 상품특성에 대한 공시, 역선택을 방지하고 사업비를 절감시킬 수 있는 판매채널믹스와 같은 경영전략이 요구됨.

Ⅰ. 무심사 소액생명보험 현황

2006년 8월부터 일부 생명보험회사를 중심으로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못한 50세 이상 고연령층(중병자, 장애인, 위험직종사자 포함)을 대상으로 한 무심사 소액생명보험이 판매되고 있음.

< 고연령 무심사 소액생명보험 국내 판매 현황(2006.8) >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위와 유사한 생명보험상품이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음.

미국의 경우 당뇨병, 고혈압과 같이 당장 사망에 이르지는 않지만, 건강상태가 취약하여 민영보험사의 상품을 가입하지 못하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가입심사를 대폭 생략하는 상품이 다수 판매되고 있음.

-	관련 상품은 Debit Ordinary, Home Service, 간이보험(Industrial), 정기보험, 종신보험, 장례보험 등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이러한 유형의 상품을 모두 포괄하여 소액보험(small face amount)이라고 함.

일본에서도 고연령 계층을 대상으로 가입심사를 하지 않는 종신보험, 입원보험 등을 판매하는 회사가 있음.

-	Alico Japan에서는 50~80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무심사 종신보험을 1998년에 최초 판매한 이후, 2000년에는 60~75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무심사 입원보험을 판매하였는데, 동사는 판매채널을 통신판매로 특화하였음.

미국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무심사 소액생명보험을 구입하는 동기는 주로 장례비용*을 사전적으로 적립(pre-need funeral expense)하기 위함이며, 따라서 위험에 대한 보장보다는 투자의 목적이 더 강함.

*	우리나라의 경우도 2004년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실시한 「장례문화 의식 및 실태조사」결과, 국민들의 평균 장묘비용은 매장의 경우 1,652만원, 화장후 납골당을 이용할 경우에는 1,198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남.

이 밖에도 대출금 상환, 신용카드 대금 납부, 의료비용 납부 등 인생을 정리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final expense)을 충당하기 위해 가입함.

또한, 제한된 범위 내에서나마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존 사망보험의 가치하락을 보전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가입하는 경우도 있음.

이러한 가입 동기는 소액보험 가입자들이 주로 빈곤계층, 고령층, 저학력층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인 데서 비롯된 것임**.

**	텍사스 주내에서 소액생명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750개 보험회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임.

미국에서는 동 보험상품의 이익률(profit margin=순이익/수입보험료)이 낮기 때문에 대형보험사보다는 중소형보험사와 공제(fraternal) 중심으로 진출한 것으로 조사됨.

Ⅱ. 무심사 소액생명보험의 특징 및 이슈

	무심사 소액생명보험은 건강상태가 좋지 못해서 보험에 가입할 수 없거나(uninsurable), 건강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임.
		따라서, 보험가입은 50~80세 고연령 계층을 대상으로 하며, 일반적인 사망보험 상품 가입시 요구되는 계약전 알릴 사항, 건강검진, 의사의 진료기록 제출 등 언더라이팅 관련 절차가 생략됨.

가입전 심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동 상품은 역선택의 위험이 매우 높으며, 보험회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입금액과 보험금 지급방식에서 제한을 두고 있음.

일반적으로 소액 보험의 가입금액은 $15,000 이하 소액으로 한정되고 있는데, 미국의 장례보험은 가입금액이 $2,000~$7,000 수준으로 극히 소액이며, 일본의 무심사 종신보험도 10만엔~300만엔 수준임.

보험금 지급방식은 가입 후 일정기간 이내 일반사망에 대해서는 보험금의 일부만 지급하는 감액지급이 일반적임.

일반적으로 초년도와 2차년도까지 감액지급하는데, 2년 이내 일반사망 할 경우에는 기납입보험료(+이자상당액)을 지급하며, 2년 이후에야 보험금액의 100%를 지급함.

상대적으로 역선택의 위험이 낮은 재해사망에 대해서는 가입 후 2년 이내에 사망하더라도 보험금액의 100%를 지급함.

< 무심사 소액생명보험의 보험금 지급 형태 >

무심사 소액생명보험 판매 경험이 많은 미국의 경우, 보험료와 보험금간 대소 관계, 높은 사업비에 관한 논쟁이 있었음.

텍사스주 보험감독청(Texas Department of Insurance) 산하 소액생명보험자문위원회(Small Face Amount Life Insurance Advisory Committee)에서는 2002년에 소액생명보험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하였음.

조사 결과, 납입보험료 합계가 사망보험금보다 1.5배 정도 높거나, 가입 후 10년 내에 납입보험료 합계가 보험금액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전개됨***.

***	미국의 Washington주에서는 급부 대비 비용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러한 유형의 상품판매를 허가하지 않음.

보험료와 보험금간 대소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AIC Small Face Amount Policy Working Group에서는 보험회사의 공시를 의무화한 모델법(Disclosure for Small Face Amount Life Insurance Polices Model Act)을 제정하였음.

보험회사로 하여금 가입 시점에서 보험계약자에게 납입보험료 합계가 보험금액을 초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공시하도록 하였으며, 보험계약자가 이러한 사항을 잘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의무를 부여함.

가입금액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험료 대비 사업비가 높게 나타나는 문제도 지적되었으나, 높은 사업비율은 소액보험의 특성에서 비롯된 현상으로서 조정하기 어렵다는 방식으로 의견이 모아짐.

대신, 사업비 절감을 위한 저비용채널(은행, 인터넷, 신용카드 대금청구서에 동봉, 기타 직판채널 등)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됨.

Ⅲ. 국내 판매시 고려사항

	보험시장에서 고령자를 위한 상품은 갈수록 주목을 받을 것이며,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이들을 목표로 한 혁신상품은 가장 확실한 생존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임.

		그러나, 동 상품의 판매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령층의 소득, 가입동기 등 잠재적인 수요자들의 사회·경제적 특성을 파악하여 이들의 가입 동기에 부합하도록 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해야 함.
		특히, 무심사 생명보험상품은 역선택 위험이 높고, 이익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상품설계, 가격책정, 판매채널 측면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함.

2006년 8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고령층 대상 무심사 소액생명보험이 그간 생명보험 상품에서 소외되었던 고령자, 고위험계층 등의 수요를 충족시켜 특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해야 할 것임.

첫째, 미국의 사례를 볼 때 동 보험은 사망위험에 대한 보장보다는 장례비용의 사전적립이라는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임.

둘째, 설계사가 건강상태가 극히 불량한 계약자만을 선택하여 가입시키는 판매채널 측면의 역선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채널믹스전략(예: 설계사 25%, 방카슈랑스 25%, TM 50% 등)이 요구됨.

셋째, 동 상품의 특성상 불완전판매(mis-selling)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를 사전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입단계에서 가입조건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공시가 필요함.

-	현재 판매되고 있는 상품은 고령자, 중병자 및 고위험종사자 등 일반보험 가입이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심사 판매하기 때문에 보험요율이 일반보험보다 30~40% 높음.
-	따라서, 건강한 사람이 동 보험을 가입할 경우 높은 보험료 부담으로 인한 민원제기 우려가 높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서는 심사를 요하는 일반보험에 가입하도록 권유하며, 이러한 정보를 가입전에 제공해야 함.
-	납입보험료와 보험가입금액간 대소 관계에 관한 공시를 하고,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숙지하였다는 사항에 대해 고객의 서명을 받는 등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