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민영건강보험은 특정질병보험이나 치명적질병보험을 위주로 발전하여 왔으나, 향후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보완하는 보충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의료비실손보장보험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함.

이를 위해 실손보험의 보장성을 더욱 강화하고 상품체계를 실손보험과 소득보상  

보험 위주로 개편하며, 의료공급자와의 관계를 구축하여 표준수가를 제정하고 관리의료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음.

- 또한 민영건강보험의 공익성 제고를 위해 정부지원 또는 보험사업자간 위험평준화 기금    등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며, 저소득층, 만성질환자나 장애인 등의 건강취약계층도 민영    건강보험의 보장영역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

민영건강보험이 공적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보충하고 공익성을 강화하여 전국민의

보건복지수준 향상이라는 정책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경우 제도화된 보충적 민영

건강보험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임.

건강보험은 건강 상실 또는 무능력으로 피보험자에게 의료비용이나 수익상실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보상해주는 모든 유형의 보험을 말하며, 협의의 의미로는 의료 관련 서비스 비용을 보상하여 주는 의료비용 보상보험(medical expense insurance)만을 말함.

이 중 특히 실제로 발생한 의료 서비스 비용을 보상해주는 보험을 의료비실손보장보험(medical indemnity insurance, 이하 “실손보험”)이라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손해보험회사에서 상해위험을 중심으로 개발되기 시작하였으나, 1997년 제3보험 겸업으로 질병위험까지 보장범위가 확대

실손보험은 손해보험회사만 판매하다가 2003년 8월 말부터 단체상품에 한해 생명보험회사도 판매가 허용되었으며, 2005년 8월 말부터는 개인상품에도 판매 허용될 예정임.

본고에서는 그동안 민영건강보험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향후 우리나라 민영건강보험의 발전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함.

민영건강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을 보완하여 국민들의 보건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나 보장한도가 낮아 의료보장성 강화에 충분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음.

2004년 현재 국민건강보험의 급여비율은 56.4%로 총본인부담율은 43.6%(법정본인부담금은 23.4%, 비급여본인부담금은 20.0%)로 추계되며, 입원부분은 45.1%, 외래부분은 43.1%로 나타남.

특히 간이식, 조혈모세포 이식, 각종 암 등 거액의 치료비가 소요되는 중증질환의 경우 신기술과 고가의 약재 사용, 선택진료, 무균실 사용 등으로 총본인부담율은 대부분 55～63%로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음.

-

또한 중증질환의 경우 간병비용이 추가되고, 장기간의 입원 및 치료로 소득상실 등의 기회비용이 의료비용에 추가하여 발생하고 있으나 현재의 민영건강보험상품만으로 이를 충분히 보장하기에는 역부족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실손보험은 보상한도가 1～3천만원으로 제한되어 있어 중증질환의
치료를 위한 보장한도에는 부족한 수준임.

암, 심장질환, 성인병 등 특정질병이나 치명적 질병의 진단, 수술에 대해 고액의 정액보상을
하는 정액형 보험상품과 실손보험의 특약도 많이 보급되어 있으나, 보장질병의 범위가 협소
하며, 보상을 위한 요건이 까다롭고, 의료비와의 연계성이 결여되어 보충형 건강보험의 역할 수행 미흡

 -

정액형 보험의 경우 입원일수에 따라 소정의 일당이 지급되므로 이를 상급병실 차액, 간병비용이나 상실소득의 보상에 사용할 수 있으나, 의료비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실제로 발생한 간접비용이나 기회비용과의 연계성이 결여되어 장기입원 유발 등 부작용 발생

간병비용뿐 아니라 보철 등의 치과치료(dental care), 시력교정술 등의 안과치료(vision care)에 대해서는 민영건강보험도 국민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중증질환 이외의 생활질환에도 보장에 갭이 발생

실손보험이 현재와 같이 보장한도를 낮게 설정하고 중증질환에 대해서는 정액형 상품이나 특약으로 보장성을 보완하는 방식을 취하는 이유는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 때문

민영건강보험은 보험기간이 장기이고 보험계약자와 의료공급자의 역선택리스크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의 발생가능성이 높으므로 리스크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함.

민영건강보험은 보험요율 산정을 위한 기초통계가 부족하고, 이의 보완을 위해 국민건강보험의 데이터를 사용하여야 하나 현재 통계자료의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므로 보험료 책정리스크가 높아 높은 보장한도를 유지하기 어려움.

-

민영건강보험은 현재 국민건강보험과 연계되지 않고 순수 민간차원에서 운영되는 임의보험으로 비건강체의 역선택(adverse selection) 위험이 높으므로 의료정보의 공유를 통해 리스크를 정확히 판별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험료를 부과하여야 하나 이러한 목적의 의료정보 활용이 제한됨.

현재의 민영건강보험은 피보험자가 의료공급자에게 지급한 의료비를 납부한 이후에 상환(reimbursement)하는 실손보상보험(indemnity insurance)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므로 의료비에 대한 심사권한이 없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통한 과잉 의료수요와 공급을 유발

 -

또한 민영건강보험이 주로 보상하는 영역인 비급여항목에 대해서는 국민건강보험의 급여 항목과는 달리 표준수가가 없으므로 의료비용의 인상 리스크를 보험사업자가 부담

보건정책당국은 국민의 의료보장성 강화라는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국민건강보험에만 주로 의존하여 왔으므로, 민영건강보험은 상당한 민간자원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보험을 보충하여 의료보장성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음.

이에 비해 OECD 국가들 중 상당수의 국가는 공사건강보험의 조화로운 발전이 보건의료시스템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민영건강보험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재정보조금과 기타 세제상의 혜택을 도입하여 민영건강보험시장을 발전시켜 왔음.

정액보험의 경우 실제 발생한 의료비의 크기에 관계없이 특정질병에 대해서만 일률적인 보험금이 지급되고, 의료비의 직접적 보상보다는 간병비용이나 장기입원으로 인한 상실소득 등의 간접비용 보상에 치중함으로써 의료보장성 강화에 효과적으로 기여하지 못함.

 -

현재 수준으로도 연간 5～6조원에 달하는 민영건강보험 보험료가 의료보장성 강화를 위해 보건산업에 직접 공급되고, 정부당국의 적극적 개입과 지원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경우 추가재원의 투입 없이도 의료보장성을 현재 수준보다 더욱 강화할 수 있음.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한 전국민 대상의 사회보험제도(NIS)제도를 택하고 있으므로 민영건강보험은 보충형 모델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함.

현재의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법정본인부담금과 비급여본인부담금을 모두 보장하는 보충형 모델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국민건강보험과의 연계성을 강화하여 보충형 모델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

 -

다만 국민건강보험의 법정본인부담금제도는 의료서비스의 남용을 막고자하는 취지에서 도입되었으므로 민영건강보험에서 이를 완전보장하지 않음으로써 정책효과와 보장수준 제고간의 조화를 모색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민영건강보험과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내역을 연계하고 민영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품형태를 몇 가지 등급으로 표준화하는 것이 필요

 -

현재 1～3천만원으로 설정되어 있는 민영건강보험의 보장한도를 상품 등급별로 점차 확대하고, 식대, 병실차액, 선택진료 위주의 보장영역 역시 상품등급별로 확장하여 간병비용, 보철, 시력교정술, 물리치료, 대체의학 등 이미 대중화된 의료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는 상품 개발이 필요

민영건강보험은 의료공급자와의 직접적인 계약으로 피보험자에게 현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지급절차상의 소비자 편의를 도모하고 의료비용과 보험료 상승을 억제해야 함.

민영건강보험은 피보험자가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그 비용을 의료공급자에게 지급한 후 보험

회사로부터 되돌려 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음. 

이와 같은 상환형 보상의 경우 보험사업자가 관리의료를 통해 의료서비스의 과잉공급과 수요를 억제하기 힘들어 전체 의료비용과 보험료의 동반상승이 불가피함.

경쟁을 통한 보험료 인하와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 효과가 있는 개별계약제가 바람직

 -

의료공급자와의 계약은 수가협상을 중심으로 이루어 질 것이므로 원활한 계약체결을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의 비급여항목에 대한 표준의료수가 제정이 필요

민영건강보험에 관리의료의 개념을 도입하기 위해 의료비지급심사제도가  강화될 필요가 있으나 보험사업자의 일방적인 의료비지급심사는 의료공급자의 저항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중립적인 위치의 지급심사전문기관 설립과 법적 · 제도적인 권한 부여가 필요

 -

민영지급심사기관은 현재의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역할에 더하여 피보험자의

의료정보와 청약 · 계약 · 보험금지급과 관련된 보험통계와 정보를 보험사업자간 교환·집적하는

데이터뱅크의 역할을 수행

현재 특정질병보험이나 치명적질병보험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민영건강보험의 상품체계를 의료비실손보장보험상품 위주로 개편하여 의료보장성 강화를 위해 민영건강보험이 보충형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함.

실손건강보험의 보상한도를 높이거나 없애는 경우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의 갭이 제거되므로 특정 중증질병에 대한 고액의 확정급부를 제공하는 정액형보험의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

중증질환으로 인한 장기입원으로 발생하는 상실소득 등의 기회비용을 현행과 같이 소득과 연계되지 않은 일당급부로 제공하는 경우 장기입원 유도 등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여 전체의료비가 상승하는 부작용에 적절한 대응 필요

 -

OECD 각국의 경우와 같이 상실소득 등의 기회비용은 정액보상보다는 소득보상보험(DI보험,

disability insurance)을 통해 보상하도록 하고, 치료와 관련된 간병비용 등의 간접비용도 실손건

강보험의 보장영역에 포함시켜 실손보상을 유도

건강취약계층과 저소득층의 경우 민영건강보험 가입이 어려워져 의료의 접근성과 형평성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보험가입자의 역선택을 최소화하면서 민영건강보험의 접근가능성을 높임.

민영건강보험의 공익성을 확대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리스크 차별화 없이 장애인이나 건강취약자들에게 민영보험 가입을 허용할 경우 가입자간 보험료 부담 왜곡 우려

 -

또한 건강양호자는 건강상태가 악화될 때까지 보험가입을 미루게 되는 역선택 현상을 촉진하여 보험 풀의 구성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발생

 -

보험 가입 이후 연령증가 등의 이유로 피보험자의 건강상태가 악화되는 경우에도 보험계약의 갱신을 보증하고, 보험기간 제한을 없애며 평생 의료보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

저소득층의 경우 정부의 보조금 지급 등의 방법을 통해 기본형 민영건강보험을 제공하여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한 의료보장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

건강취약자의 경우 별도의 보험 풀을 구성하여 정부의 지원을 통해 운영하거나, 보험사업자간의 위험평준화기금 등을 통해 의료보장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

민영건강보험이 공익성을 갖추고 공적건강보험과의 협조 하에 보건복지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분담하는 경우 정부는 민영건강보험에 대한 세제혜택과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을 지원할 필요가 있음.

정부의 입장에서도 민영건강보험이 사회적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민영건강보험 사업자의 리스크를 줄여주고 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여 주는 것이 보건복지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서 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