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안정적인 수급권 보호와 수탁자의 소송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미국 및 일본 등에서 도입·운용하고 있는 수탁자 배상책임보험의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음.

수탁자 배상책임보험 도입시 수탁자의 운영리스크(operational risk) 전가를 통한 리스크 감소효과를 가져다준다는 점을 고려, 향후 수탁자에 대한 리스크감독 과정상에 이를 적절히 반영하는 방안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

퇴직연금 운용의 자유화에 따른 수탁자책임의 강화 등으로 수탁자와 관련된 수탁자책임 위반 소송사례가 미국 및 일본 등에서 빈발하고 있음.

최근에는 연금자산 운용의 규제완화를 계기로 수탁자산 운용에 대한 재량의 여지가 확대됨에 따라 수탁기관의 자산운용에 관한 수탁자로서의 책임도 점점 증가하고 있음.

수탁자책임 위반소송은 단지 ERISA법 등에 기초한 소송 차원을 넘어서 연금기금의 기관투자가로서 역할(의결권 행사 여부 등) 등 파생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임.

수탁자 스스로도 소송리스크(법률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컴플라이언스 체제 구축, 근로자에 대한 정보제공 충실 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실정임.

이와 같은 관점에서 미일의 수탁자 책임 규정 및 특징, 수탁자 배상책임보험의 도입 및 운용사례 등을 통해, 퇴직연금 지급 보장장치 차원에서 제반 시사점 및 향후과제를 모색해 보고자 함.

미국은 수탁자를 매우 포괄적으로 규정, 기금운영에 관하여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자는 모두 수탁자이며, 수수료를 받고 어드바이스를 하는 경우도 수탁자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음.

영국의 경우 수탁자 배상책임을 지는 수탁자 범주에는 직역연금을 위탁 관리하는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에 고용되어 연금자산을 관리하는 펀드매니저도 포함됨.

일본의 경우 자산운용을 의뢰한 수익자(연금가입자)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하여 행동 및 조언을 하는 전문능력을 지닌 자를 수탁자로 보고, 사용자, 운용 및 자산관리기관, 컨설턴트 등을 포함함.

신탁이 발달하고 있는 영미의 경우 신중한 관리자의 원칙(Prudent Man Rule)에 입각하여 수탁자의 배상책임 규정을 성문법과 판례법을 통해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음.

미국의 경우 1974년 이전에는 전적으로 판례법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ERISA법의 제정으로 엄격한 성문법제를 채택함.

영국은 여전히 판례법에 강하게 의존하고 있지만 1995년 연금법에 수탁자책임 규정이 설정되어 판례법과 병행하고 있음.

이처럼 퇴직연금의 기금운용에 관여하는 자는 충실 및 주의의무 등 4대 의무를 엄격히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노동부 연금복지급부국(PWBA)이 관할함(<별첨Ⅰ참조>).

일본의 경우 확정갹출형은 사용자, 확정급부형은 사용자(규약형), 기금이사(기금형)에게 업무전반의 충실의무를 공통적으로 규정하고 있음.

우리나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안에 의하면 수탁자책임으로 ① 사용자의 책임 ② 퇴직연금사업자 등의 책임 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수탁자책임위반시 5,000만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음<별첨 Ⅳ>참조).

수탁자책임의무에 위반에 기인하여 파생한 모든 손해를 수탁자가 개인적으로 배상할 책임을 부과함과 동시에 수탁자가 획득한 이익을 전부 반환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함.

또한 주의의무를 위반한 수탁자를 보호하거나 그 책임을 경감하는 수탁자간의 계약을 모두 무효로 규정하고 있음.

수탁자가 ERISA법의 규정을 위반시 노동부장관, 연금급부보증공사(PBGC) 등 정책당국뿐만 아니라 근로자, 수급권을 가진 퇴직자, 보험금수취인 등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

이에 미국 등은 보험계약자가 법적으로 책임 있는 사람이나 보험가입 대상자의 잘못된 행위로 인해 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손실에 대한 보상을 하게 되는 수탁자 배상책임보험(Fiduciary Liability Insurance)을 도입·운용함.

또한 ERISA법은 수탁자가 관리하는 연금총액의 10%이상의 금액에 대하여 최소 1천불, 최대 50만불 한도로 신원보증보험(Fidelity Bond)에 의무적으로 가입할 것을 요구함.

신원보증보험은 수탁자 배상책임보험과 달리 연금자산이 부정직으로 인해 손실되는것(예: 횡령, 유용 등)을 막기 위한 것임.

다른 전문배상책임보험과 같이 수탁자 배상책임보험도 업계에서 통일하여 사용하는 표준약관은 제시된 바 없으며, Chubb, AIG 등 수탁자 배상책임보험을 인수하는 주요 손해보험사가 자사의 약관을 개발·사용하고 있음.

일본의 경우 2001년 확정갹출형 퇴직연금제의 도입에 따라 손보Japan 등은 2003년 11월부터 손해보험사에서 수탁자 배상책임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음.

퇴직연금제도의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안정적인 자산운용으로 충실한 노후소득보장이 확보되도록 연금 지급보장 차원에서의 법적·제도적 장치를 충실히 마련하는 것임.

특히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는, 근로자가 자기책임 원칙에 입각하여 운용책임을 지기 때문에, 기업을 비롯한 수탁자는 충실 및 주의의무 등의 수탁자책임 규정에 입각하여 성실히 자산운용을 할 필요성이 존재함.

이처럼 수탁자 배상책임보험 도입은 수탁자의 연금자산 운용부담 감소 및 근로자의 안정적인 수급권 보호 차원에서 퇴직연금제의 지급보장장치 기능을 충실히 담당할 수 있음.  

특히 수탁자 배상책임보험의 도입은 수탁자의 운영리스크(operational risk) 전가를 통한 리스크 감소효과를 가져다준다는 점을 고려, 수탁자에 대한 리스크감독 과정상에 이를 적절히 반영하는 방안이 전향적으로 검토될 필요성이 있음.

이와 더불어 손해보험사는 선진 운용사례 등을 토대로 담보손해, 면책범위, 보상범위, 요율설정 등과 같은 언더라이팅상의 제반 문제를 검토하는 등 개발과 인수를 위한 업계공동의 연구와 노력이 요구됨.

* ERISA법상의 수탁자의 범위

   ① 연금운영에 재량권한 또는 통제권을 행사하는 자

   ② 연금자산에 대한 운용 및 처분에 관한 재량권한을 행사하는 자

   ③ 연금자산운용 등에 관하여 보수를 받고 조언하는 자

   ④ 외부전문기관(펀드매니저, 연금컨설팅 등) 자 등(연금의 운영에 관한

       자산의 의사결정에 관하여 공동수탁자로서의 수탁자책임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