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확정기여형 연금제도는 기본적으로 확정급여형 연금제도의 과중한 기업부담 경감 차원에서, 즉 기업의 추가갹출부담 등과 같은 확정급여형 연금제도의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되었음.

특히 일본은 1990년 이후 버블붕괴에 따른 저금리 및 주가하락으로 확정급여형 연금자산의 운용수익률이 예정이율을 하회하는 현상이 나타나 적립금의 부족, 기업의 추가갹출부담 등으로 이어지는 문제점이 대두됨.

또한 확정기여형 연금제도는 급격한 금융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근로자가 자기책임원칙에 의해 운용토록 함으로써 퇴직후 안정적인 소득확보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였음.

실제 미국 확정기여형 연금제도(401K제도)는 뮤추얼펀드사의 급신장,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가입 등에 힘입어 퇴직연금시장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왔음.

적립부족과 소득격차

확정기여형 연금제도의 경우 갹출액 및 운용방법이 근로자의 선택에 의하므로 저소득계층의 경우 퇴직시까지 충분한 적립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음.

또한 저소득계층의 경우 건수기준으로 58%, 금액기준으로 32%가 조기인출되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연금제도로 이관되지 않고 대부분 조기인출되고 있음.

이와 같은 점에서 볼 때 확정기여형 연금제도의 세제우대조치는 고소득층에게는 세제상 혜택으로 작용하는 반면, 저소득층에게는 단지 세금부담만 가중(국민의 세부담)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음.

장수리스크와 역선택

확정기여형 연금제도로부터 연금화되는 것은 단지 8%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종신연금이 원칙인 확정급여형에 비하면 확정기여형의 경우 보다 장수 리스크(역선택으로 인해)가 존재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

즉 개인은 자신이 장수할 것이라고 믿을수록 연금에 더욱 가입하게 되지만, 만약 자신이 장수할 것이라고 믿지 않으면 일시금으로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여 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

운용리스크의 차이 존재

확정기여형 연금제도에서는 개인이 각각의 펀드를 선택하여 운용하지만, 수익은 동일펀드속에서도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

특히 확정기여형에서의 운용리스크 존재 문제는 동일세대의 개인간에서 뿐만 아니라 상이한 세대간에서도 발생하게 된다는 점 등이 지적됨.

운용기관의 대리인문제

확정기여형 연금제도에서는 운용기관이 근로자이익만을 위해서 행동하도록 요구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운용기관이 근로자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대리인문제(agency problem)가 종종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음.

특히 확정기여형 연금제도의 경우는 확정급여형처럼 전문가가 배치되어 있지 않아 운용기관과의 정보갭(information gap)이 크고, 또한 그 감시도 개별 근로자에 따라서는 코스트가 크기 때문에 대리인문제가 심각하게 될 우려가 존재함.

기본적으로 운용기관의 행동을 상시적으로 체크·검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충실 및 주의의무 등의 수탁자책임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마련되는 것이 바람직함.

그 이유는 근로자 스스로 운용기관을 감시하기에는 전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많은 감시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임.

특히 향후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시 사용자, 운영관리기관, 자산관리기관마다의 수탁자책임 범위와 행정처분 등에 대한 정형화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임.

또한 확정기여형 연금제도를 단순히 저축기능이 아닌 연금기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확정기여형 연금제도의 비과세 한도를 어느 정도 로 설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임.

이는 확정기여형 세제우대가 미국처럼 저소득층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반면, 고소득층에게는 세금이연을 통한 적립수단만으로 작용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성이 존재하기 때문임.

이와 더불어 확정기여형 연금제도가 안정적인 퇴직후 안정적 소득원으로 기능하기 위해 역선택방지를 통해 연금화를 적극유도하거나 일정비율을 연금화하도록 하는 방안 등도 모색될 필요성이 있음.